'꿈·희망·행복' 세계로 세계로… 서울의 상징 '해치'

선과악, 옳고 그름 분별하는 '상상의 동물'… 전통적 의미·신비로움 현대적으로 재해석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져 이용되는 해치 캐릭터. 
서울의 상징, '해치' 캐릭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해치는 우리가 흔히 해태라고 부르는 동물의 원래 말이에요. 동아시아 고대 전설 속에 등장하는 해치는 선악을 판단하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상상의 동물입니다. 머리에 뿔이 하나 있는 사자와 비슷한 모습으로 목에 방울을 달았으며, 비늘이 몸 전체를 덮고 있어요. 겨드랑이에는 날개를 닮은 깃털이 나 있고, 여름에는 늪에 살며, 겨울에는 소나무 숲에서 지내지요.
우리나라의 해치는 조선 시대에 수도를 지금의 서울인 한양으로 옮기면서 궁궐에서 많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해치를 통해 궁궐에서 펼쳐지는 정치가 정당하고 떳떳하며, 이곳을 드나드는 관리들이 청렴하길 원하는 뜻에서 궁궐 안팎에 다양한 모습의 해치 동상을 세웠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고종이 경복궁을 넓힐 때 풍수적으로 불의 기운이 강한 관악산을 마주하고 있는 경복궁을 보호하기 위해 물을 좋아하는 해치를 광화문 앞에 두었어요. 넓게는 해치가 수도를 지켜 준다고 믿었지요.
정의와 안전을 지킴으로써 꿈과 희망, 행복을 가져다 주는 전통적인 의미의 해치가 오늘날 세계로 뻗어나가는 서울의 상징으로 탄생했습니다.
인정이 많으면서도 익살스러운 성격은 모나지 않은 동글동글한 얼굴, 맑은 눈, 후덕하게 큰 코, 밝은 편안한 미소, 귀여운 덧니로 표현됩니다.
이마 중앙에 위치한 나선형 눈썹이 가장 큰 특징이에요. 조화와 하나 됨을 의미하는 태극 모양을 딴 이 나선형 문양은 목에 달린 구슬과 허리에도 활용되었습니다. 눈썹 사이에 난 뿔은 선과 악,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해치의 신비한 능력을 나타내며, 날개와 방울, 여러 개로 나뉜 발가락은 해치의 특징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한 것이랍니다.
박병호(초등 디자인 교과서 집필위원)
소년한국일보 / 2010. 09. 26